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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마당

대통령의 유고

대통령의  유고


 “김 부장!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안위는 국가의

안위와도 직결되는 문제요. 여기 총리가 계시고, 나는 부총리요.

대통령의 신상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우리는 알아야겠소!

그러니 말해보시요. 사고가 나서 다치셨소? 위중한 상태요?

혹시, 돌아가셨소?”

 “............”

순간, 부총리는 김 부장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돌아가셨단 말이오?”

 “........”

 “어째서……”

신현확 부총리는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가까스로 냉정을 유지하며 김 부장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렇게 되었습니까?”

 “그 얘긴 더 이상 묻지 마십시오. 보안이 유지돼야 합니다.”

부총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소리쳤다.

 “보안은 무슨 보안! 대통령께서 왜 서거하셨는지 그 이유나

자세히 밝히시오!”

버럭같이 소리치자 장관실에 있던 국무위원들이 우르르 나와.

 “아니 부총리! 이게 무슨 말입니까? 대통령이 서거하셨다니요!”

김재규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권총이 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뺏다 하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총리는 그를 몰아붙였다.

 “김 부장, 대통령께서 왜 서거하셨는지 이유를 대시오!”

 “옳습니다. 이유를 밝히시오!”


 김재규의 권총에 겁을 내던 다른 장관들도 ‘서거 사유를 대라’

며 합세했다.  장관들이 많이 모일수록 김재규는 점점 몰리는

입장이 되었다. 11시 30분경 최규하 총리가 말했다.

 “우리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상황실로 자리를 옮겨 정식으로

국무회의를 진행합시다.”

최총리는 “김부장이나 김실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여 사유를 설명

해 줄 수 있겠습니까?”

 “예,하지요.” 김재규 부장이 선뜻 대답했다.

그러나 김계원 실장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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