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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마당

목포는 항구다

조선내화 공장이 끝나는 위치에 음수대가 있고 다시 산동네로

오른다.  부산 감천마을이나 영주동 산동네를 연상시키는 풍광

멋진 마을  다순구미다.

 햇살 가득한 유달산 기슭 마을인 데다가 고하도가 차가운 서북풍을

막아 겨울을 나기에 좋았기 때문에 붙여진 마을 이름이 다순구미다.

‘다순’이라는 말은 ‘따뜻하다’는 뜻을 지닌 우리말이고, ‘구미’는

물가라는 뜻을 지닌 여진족 말 ‘쿠에이마이’에서 온 외래어다.


 인구가 갑자기 불어나다 보니 목포에는 물이 귀했다.

그런데 이 작은 마을에는 우물이 두 개나 있다.   우물을 파준 사람이

얼마나 고마웠으면 비석을 두 개나 세웠다.


 다순구미에서는 유난히 생일이나 제삿날이 같은 사람이 많다.

개항장을 조성하면서 매립을 했기 때문에 지금은 목포에 어느 마을과

다를 바 없다.  매립 전에는 목포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고

다순구미로 돌아 왔다.  조금에는 물이 빠져서 바다로 나갈 수 없으니 동네 아저씨들이 모두 집에 있었고 물 때가 맞으면 모두 바다로 나갔다.

물이 들고 나가는 때에 맞춰서 살다 보니 마을 사람들 생일과 제삿날이 같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조금 새끼’라는 말이 생긴다.

생일이 같은 것은 배 들어온 조금 때에 아이를 가졌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바다로 나간 배가 조난을 당하면 모두 같은 날 제사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