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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두완 大記者의 지나간 이야기

기자들의 섰다 판말린 張勉 총리
 
 
  야단을 맞으면서도 집안을 둘러보았는데 재상 집 치고는 너무 조촐했다. 날씨가 추웠는데도 방안에 작은 연탄 난로 하나밖에 없었다. 張勉 총리는 동성고등학교 교장 출신으로 검소하고 온유하며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다. 지방 시찰을 갔을 때 도지사, 경찰국장 등 죽 늘어서서 절을 하는데도 도청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사람들이 없는 장소에 가서 무릎 꿇고 기도를 할 정도이다. 어디를 가든 먼저 기도를 한 뒤 일을 시작하던 분이다. 당시 金大中(김대중)씨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따라다녔는데 金大中 대통령도 張勉 총리의 영향을 받아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張勉 총리의 집무실은 반도호텔 9층에 있었는데 5·16 쿠데타도 거기서 맞았다. 기자실이 집무실 바로 옆에 있었다. (pool)기자가 드나드는 사람들을 체크하고 나머지 기자들은 기자실에서 섰다 판을 벌이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기자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기도 했다. 그러면 張勉 총리가 직접 와서 , 이 사람들아. 시끄러워, 조용조용히 해라고 타일렀다
  
  많은 사람들이 張勉 총리를 무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초대 駐美대사를 지낸 그는 대한민국을 유엔에서 승인받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가톨릭 신자인 그를 로마교황청에서 지원해서 이루어진 일이다. 당시에 로마 교황청이 상당한 힘을 발휘했는데 교황이 외무부 장관을 시켜서 우리나라를 밀어줬던 것이다. 정치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그의 외교적 역량은 평가를 해야 한다.
 
  또한 미국에서 오래 살면서 민주주의를 직접 목격하고 배운 그는 우리나라에 민주주의를 토착화시키기 위해 애썼다. 결단력이 없다는 평도 있지만 張勉 총리가 많은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 민주적으로 일 처리를 했던 걸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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