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남가주사랑의 교회 김승옥 목사가 할렐루야 교회라는 서울의 한 대형교회의 담임목사로 떠나게 되는 일을 두고 미주 내 한인교계에 찬반 여론과 함께 적지 않은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3년에 토렌스 제일장로교회의 이필재목사가 갈보리교회 담임목사로 떠난데 이어 그 이듬해에는 역시 남가주사랑의 교회를 담임하고 있던 오정현목사가 서울에 있는 사랑의 교회로, 2006년에는 이영훈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 2007년에는 송기성목사가 정동제일 감리교회로 옮기는 등, 미주 한인 목회자들의 서울행이 자주 있어 왔다.
그렇게 해서 서울로 옮겨 간 목사들은 다행히 현지에서도 모두 성공적으로 목회를 함으로서 한국 교회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을 배출한 한인사회의 자존심도 한껏 높여주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 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의 여러 대형교회들이 앞으로도 계속해 미주 내 한인목사들을 후임자로 영입해 가려하고 있다는데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 좁아진 지구촌에서 이제는 어디에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살든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는 것만이 문제라는 인식아래 이민을 떠나 다인종 사회에서 살아가는데도 익숙해졌고 한국에 대해 다중국적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도 언제부턴가 기업의 CEO를 구할 때 해외에서 살았거나 아니면 2년 이상 해외지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 찾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어야만 다양성과 창조성을 추구하게 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여건으로 해외에서 성장하며 여러 분야에서 성공한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조국에 가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국에서 공부를 해 영어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으며 세계화 되고 열려 있는 마음으로 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목사여야 다음 세대의 리더십이 될 수 있다고 해서 다투어 미주 내 목사들을 스카웃 해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다 보니 우리 한인사회의 교계에는 상대적으로 여러 가지 부작용과 문제점이 들어 나고 있는 것이다.
첫째로, 훌륭한 목회자는 오히려 문화적, 경제적으로 갈등과 고통이 심한 이민사회에 더 필요한 실정인데 그런 유능한 목사를 한국에서 모조리 영입해 간다면 한인사회는 영적 지도자의 공동현상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인사회에는 장차 영어권의 젊은이들을 이끌어 나갈 1.5세 목회자가 부족해 심한 갈증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둘째로, 한국교회의 미주 내 목사 스카웃이 계속된다면 그 대열에 포함되지 못한 목사들은 자칫 소외감에 빠질 수 있고 그러다보면 거기서는 원하지도 않는 목사들이 서울을 자주 드나들며 본교회의 목회는 등한히 하는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는 점이다. 그래서 서울행 목사들이 양산되는 현상은 해외동포의 참정권실시가 불러 올 폐단과 함께 이민자들이 이 땅에 뿌리 내리는 일에 저해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셋째로, 훌륭한 지도자는 자기 임기 중에 후임자를 키워야 한다. 그런데 일부의 목사들은 부목사들 앞에서는 편협하고 인색해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공통된 점이다. 서울의 대형 교회면 부목사도 많이 있을 것인데 그 중에서 외국 유학도 보내면서 육성시키면 얼마든지 유능한 후임자를 만들 수 있을 것인데 왜 그런 노력을 포기하고 있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교인 몇 만 명 씩 되는 큰 교회에서 마음껏 목회의 비전을 펼쳐 보는 것은 목회자의 꿈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곳에서 좋은 조건으로 영입하는 제의를 받았을 때 뿌리치기가 쉬운 일은 아닌 것도 안다. 목사의 길이 부(富)를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민교회는 유독 상처도 많고 경제적인 대우도 서울에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모두가 잠들 때 혼자 깨어 있는 사람은, 모두 다 떠날 때 혼자 떠나지 않는 사람은 우리에게 특별히 용기를 주는 사람이다. 더구나 목사들은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 하더라도 스스로 좁은 길을 선택하며 고난의 길을 걸어갔던, 앞서 간 훌륭한 선배 목사들을 기억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