池益杓 변호사(서울 화해·조정·중재변호사단 대표변호사) “이 나이에도 밥벌이는 합니다” ⊙ 출생: 1925년 전남 완도. ⊙ 가족관계: 부인과 5녀 1남(작고). ⊙ 경력: 9회 고등고시 합격. 판사, 법무법인 正平 대표변호사, 辯協 부회장, 사할린동포 법률구조회장, 대일민간 법률구조회장 역임, 現 서울 화해·조정·중재변호사단 대표변호사. 국민훈장 모란장, 국민훈장 무궁화장. ‘기독교개조론’저술. ⊙ 좌우명: 항상 기뻐하고, 만사에 감사하라. ⊙ 600字 人生: 지익표 변호사는 1세대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1989년부터 사할린 동포들의 일본 정부에 대한 소송을 무료로 맡아 1989년 소송취소를 대가로 위자료 320억원을 받아낸 사건으로 유명해졌다. 1992년부터는 ‘정신대’를 포함해 군속과 노무, 침략, 분단책임비용 등을 청구하는 對日(대일) 민족소송을 벌여 2003년에 종결될 때까지 自費(자비)를 들여 소송을 진행했다. 또 하나 지 변호사를 유명하게 하는 수식어는 국내 최고령 경비행기 자격증 소지자라는 것. 그는 여든이 다된 나이에 경비행기 조종을 시작해 80세에 자격증을 땄고, 81세엔 화성~고흥 왕복 700km의 장거리 비행에 성공했다. 현재는 건강문제 때문에 더 이상 조종간을 잡을 수 없지만, 여전히 그는 창공의 푸른 꿈을 안고 산다. 그에게 인생은 끊임없는 도전이다. 그는 지금도 ‘다락방 운동’이라는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이 운동은 “독선과 배타, 선민의식으로 가득 찬 기독교의 잘못된 사상을 고치는 데 남은 생의 에너지를 쏟겠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大義(대의)를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이 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변호사회에 등록된 80세 이상 변호사는 약 90명이다. 그러나 소송을 맡거나 현역으로 뛰는 이들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85세의 池益杓(지익표) 변호사도 법정에 서는 소송은 거의 없다. 다만 제소 前(전) 화해(소송을 제기하기 전 판사 앞에서 화해하여 화해조서가 작성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발생한다) 사건들을 맡아 법적대리인으로 중재를 하고 있다. 지 변호사는 6명으로 구성된 ‘서울 화해·조정·중재변호사단’의 대표변호사를 맡아 의뢰된 사건들을 각 변호사에게 배분하고 직접 판사 앞에서 화해조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6명의 변호사단은 평균 연령 75세로 지익표 변호사가 가장 연장자다. 그는 “나처럼 나이 든 사람에게 누가 사건을 맡기겠느냐”며 “지금은 제소 전 화해 사건들과 법률자문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도 저렴하게 받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많이 벌었으니, 이제 봉사하는 마음으로 수임료를 낮게 책정했어요. 그래도 먹고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인권 1세대 변호사인 그는 유신시절 무료소송을 많이 맡았다. 일제의 유산인 사할린동포나 정신대 문제 등 ‘민족소송’ 등은 自費(자비)를 들여 진행했다. 지 변호사에게 가장 화려한 시절은 60~70대 시절이다. “그 시기에 가장 많은 활동을 했고, 민족소송으로 혈기왕성하게 법정을 누볐습니다. 법무법인 정평의 대표변호사로 재직했는데, 79세에 법무법인을 떠나면서 인생이 조금 싱거워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행복한 나날입니다.” 지익표 변호사는 잠을 충분히 자는 편이다. 요즘은 6시 정도에 일어나지만 밤이 긴 겨울에는 7시까지 잠을 청한다. 일어나면 맨 먼저 하나님께 경배를 한다. 불교식으로 7배를 올리는데 그 시간이 짧을 때는 10분 길면 40분 정도 걸린다. 경배를 올리는 동안 명상을 하기 때문이다. 그 시간은 자신이 품은 세상의 욕망과 욕심을 털어내고, 조상, 부모, 형제, 자녀, 이웃 그리고 인류공동체로 사랑의 주파수를 넓혀나가는 시간이다. 그렇게 명상 7배가 끝나면 맨손체조를 하는데, 명상을 포함해 대략 40~60분이 걸린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생각하면 인간도 하나님의 한 부분이고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을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각인시킵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면 마음속에 자유와 평화가 찾아옵니다. 정신이 맑아지면 신체까지 건강해집니다. 그 외에는 좋은 사람들 만나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제 건강의 비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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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광이기도 한 지익표 변호사는 아내와 함께 세계 곳곳을 누비기도 했다. |
동요 부르기가 취미 지 변호사가 말하는 ‘좋은 사람들’이란 10년째 만나는 토요모임 회원들이다. 홀트봉사회에서 만난 이들은 신앙동지들로 대부분 70대 이상이며, 85세의 지 변호사가 가장 연장자다. 모두 12명이 멤버인데, 과천 국립미술관 지하에서 만나 산책을 하고 함께 예배를 본다. 찬송도 하지만 이들이 주로 부르는 노래는 동요다. “여러분 몇 살?”하고 진행자가 질문하면 “열두 살” “열 살” “여덟 살 등” 각자 다양한 대답을 하고 동요를 부른다. 지 변호사는 “동요는 부를수록 사람을 젊고 순수하게 해준다”며 “동요를 부르고 나면 젊어진 기분이 들고 마음도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식사량은 젊은 시절과 비교해 크게 줄지 않았고 음식도 가리지 않는다. 다만 9년 전부터는 아침 식단을 바꾸어 쑥떡 두어 쪽과 검은깨나 호두 등 견과류를 갈아 넣은 수프를 먹는다. 점심은 사무실 주변의 식당에서 먹고, 저녁은 대부분 집에서 아내 이기봉(76세)씨가 준비한 밥을 먹는 편이다. 지익표 변호사는 “나이를 먹으면서 많은 경험을 하다 보니까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예전보다 쉽다”며 “마음도 넉넉해지고 주변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불 같은 성격을 가졌던 지 변호사는 “그래도 여전히 마음을 못 다스리는 면이 있다”며 “며칠 전에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큰소리를 내고 말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치 않고 오히려 화를 내는 이에게 호통을 쳤다는 것이다. “마음은 죽을 때까지 다스려도 다 누르지 못한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가 한 말 중 가슴에 남는 몇 마디를 적어 본다. “保守(보수)란 전통을 지키고 가치를 지키고 헌법을 지키는 것이다. 지키는 것을 ‘꼴통보수’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나의 장례식장에서는 내가 인사말을 할 생각이다. 미리 녹음해 둔 육성으로 ‘나는 죽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 앞에서 사라지는 것뿐입니다’라고. 헤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았고 고마운 마음이 가득한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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